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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쏭의 Veritas_Garage
[PUNA] 푸나, 가장 텍티컬하고 쿨한 멀티툴 본문
[제조사와 관계없이 사비로 구입하여 작성한 리뷰입니다]
안녕하세요, 브렌쏭입니다. 드문드문이라도 글을 쓸 기회가 생기니 좋네요. 그럼 창고 문을 열어보겠습니다.
때는 2018년 2월, 저는 어리석게도 크라우드 펀딩에 계속해 손을 대고 있었고....... 그렇게 멋져 보이는 물건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인디고고에서 펀딩 중이었던 푸나 멀티툴입니다.
그리고 2020년 5월, 지연의 지연과 해프닝의 해프닝과 여러 문제를 딛고 드디어 제품이 도착했습니다.
멀티툴이란 자고로 남자의 로망을 자극하는 '이건 이것도 되는데 저것도 되고' 뭐든지 하나로 해결할 수 있다는 물건입니다. 반대로 이것도 저것도 전문 도구보다는 못하다는 뜻이지만
그런 전문성은 저의 촉촉한 로망을 적셔주지 않습니다.
(난 좆문가니까)
문제는 멀티툴은 일단 외형적으로 섹시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물론 제겐 섹시하지만 관심 없는 사람이 보면 그저 아재스러운 쇳덩이죠. 딱 보기만 해도 둔둔하게 국밥 한 그릇을 뚝딱하고 깨부술 수 있어 보이는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3COIL의 PUNA, 푸나는 딱 보니 아 이거는 기가 멕히네, 사야겠네하는 자태를 보입니다.
그래서 샀습니다.
기본적으로 포장된 상태를 찍으려 했으나,
1. 배송 중 찌그러짐으로 상태가 영 좋지 않았고
2. 빌어먹을 블러스터 포장으로 저를 화나게 하여
정신을 차려보니 사진을 찍기도 전에 이미 갈기갈기 찢긴 뒤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총기 케이스에 총이 반 분해 상태로 보관되듯, 미니 펠리컨 케이스에 (진짜 펠리컨 제품은 아님)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설치되어있는 칼날이 1개에 여분 4개로 총 5개의 칼날이 기본 구성입니다.
어차피 케이스는 제품을 받고 나면 완조립 상태로 가지고 다닐 테니, 내부의 완충제를 들어내고 EDC케이스로 쓸 수 있습니다. 하판에는 제품을 고정하기 위한 자석이 있지만, 중국집 쿠폰 정도의 힘이라 무의미하다고 봅니다.
원래는 총신부위의 미니 드라이버가 안경용으로도 쓸 수 있는 미니 일자 드라이버였으나, 최종버젼에선 달라졌네요.
탄창의 경우 드라이버 부위를 보이게도, 보이지 않게도 결합 가능합니다.
실제로 제품을 받아본 뒤 느낀 점은 '형태나 아이디어가 뛰어나는 제품이라서 의미가 있으나, 마감은 영 별로네' 였습니다. 조금씩 사출 자국이 남아있고, 몰드의 뭉개짐이나 각이 둔한 곳도 꽤 보입니다.
물론 EDC라는게, Every Day Carry인 만큼, 쓰다보면 흠집이나 상처들은 필연적으로 생길것이 분명하므로, 제겐 큰 단점은 아니었습니다. 되려 아쉬운건 총몸부 나사들은 칼날을 고정하는 나사와 달리 별나사(TORX T5)인데, 야마가 납니다. 조심...
총 손잡이와 견착부 사이는 병따개 역할을 하고, 방아쇠와 연결된 검은색 프레임을 당기면 칼 부분이 분리됩니다.
그럼 좀더 자세히 각 부위가 어떤지 보겠습니다. 특히 드라이버의 규격 관련해서요.
크기를 비교해보자! 크기를..!
먼저 일자드라이버의 경우, 등짝 크기가 애매합니다... SL2.0 정도의 크기인거 같은데, 비교해본 결과 SL1.5 보다는 명백히 크고 두껍습니다.
십자드라이버는 크기 자체는 PH00와 동일하지만, 상당히 둥글둥글한게 아무 곳에나 넣었다가는 나사 야마내기 딱 좋게 생겼습니다. 저는 일자드라이버만 결합해두고 다닐 생각입니다. 어차피 십자 드라이버는 일자 드라이버의 하위호환일 뿐....!
이건 총몸 하부 레일에 장착할 수 있는 보조 손잡이입니다. 펀딩 얼리버드 특전이라지만 2년을 지연시킨 장사꾼 말을 어떻게 믿어(....) 미래에 다른 악세서리가 나올 떡밥을 던져두는 듯 합니다. 마치 일단 속편 떡밥을 넣고보는 영화처럼.
근데 이놈 웃긴게, 단단히 조이면 되려 빠질것처럼 불안합니다. 저 홈들 사이로 나사가 들어가도록 조여야 하는데, 막상 조여보면 너무 위태로워........
그래도 이쁜건 이쁜거고, 이쁜것은 정의이기 때문에 이 멀티툴은 정의롭습니다. 어차피 메인은 칼날이고, 더 해봤자 드라이버나 병따개 정도겠죠. 물론 한국사람들은 병뚜껑 따는데 병따개 같은 걸 쓰는 나약한 민족은 아니지만
칼날은 교체형이며, 11호 스칼펠 날을 사용합니다. (스칼펠은 우리가 흔히 '메스'라고 부르는 수술용 칼의 정식 명칭입니다) 교체가 되기 때문에, 비행기를 탈일이 있다면 칼날은 빼서 버리고 소지하면 됩니다. 스칼펠 날은 어느나라 어딜 가도 파는 물건이거든요. 약국이라던가.
결국 이 멀티툴에서 가장 믿음직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스칼펠 날은 얘네가 만든게 아니니까(...) 11호라고 해도, 날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어떤 형태라도 11호라면 호환되도록 설계했다고 합니다.
그래도 모든 것이 용서가 되는 것은 어딜 가도 저런 디자인의 멀티툴은 절대 찾을 수가 없다는 점이죠. 그거 아니었으면 일찍이 망했을 제품이나, 2년이란 기간을 굳이 주기적으로 체크해가면서 기다린 이유는 그렇게 긴 시간동안 어느 곳에서도 이런 예쁜 멀티툴을 발매하질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런저런 할일이 많고 여러도구가 필요한데, 작아야한다면 주저없이 전 레더맨의 스쿼트를 쓸겁니다. 혹은 키체인 라인업의 다른 제품들도요. 하지만 가방에 매달아두고 매일 가지고 다니다가 가끔 옷에 실밥을 자르기 위해선, 저는 푸나를 선택하겠습니다.
그래서 전 예정보다 2년이 넘는 시간을 기다렸지만, 끝끝내 제품을 발매한 3COIL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그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전 제품을 받고 실없이 만족을 해버렸거든요.
맘에 듭니다. 그리고 그 때 펀딩하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앞으론 펀딩 안할겁니다. 그러나 제 마지막 펀딩으로서 꽤 괜찮은 마무리였습니다. 이제는 출시를 할테니, 구매하고 싶다면 공식 홈페이지를 가보세요.
단점은 많고, 멀티툴이라지만 사실상 투툴이나 쓰리툴정도입니다. 하지만 이쁜 것으로, 교체형 칼날을 가진 것으로, 이 제품은 자신의 디자인 안에서 해야할 일을 모두 했다고 봅니다.
이 쯤에서 마치겠습니다. 브렌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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