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쏭의 Veritas_Garage

#32. 삼각대 비교 (비프리, T-2005X, T-025X) 본문

[Project_글쓰다]

#32. 삼각대 비교 (비프리, T-2005X, T-025X)

브렌쏭 2016. 8. 22. 23:07

바야흐로 뽐뿌의 시즌이 개인적으로 찾아온 걸까. 

하지만 내 통장 잔고는 잔혹함을 넘어서서 참혹하기에, 아무리 뽐뿌가 와도 상관이 없다. 


하지만 나중에 돈이 생긴다면, 사고 싶은 것을 살 수 있게 된다면, 꽤 높은 순위에 눌러 앉을 녀석들이 생겼다. 그래서 소개해보자 한다. 



삼각대


 사진가에게, 삼각대라는 물건은 그야말로 애증의 존재다. 들자니 무겁고 없으면 아쉬움을 넘어 후회에 땅을 치는, 그런 물건이기 때문이다. 계륵, 이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게다가 삼각대는 무거우면 휴대하기 어렵지만, 가벼우면 세웠을 때 흔들린다는 단점을 지닌다. 이 무슨 말도 안돼는 짓거린가. 세상에 창과 방패를 합쳐놓은 아이러니함의 절정, 혹은 모순 그 자체를 보이라 한다면 주저없이 삼각대를 보여 주리라. 


 내가 지금 사용하는 삼각대는 상당히 좋은 삼각대다. 솔직히 과분한 삼각대를 사용하고는 있으나, 문제는 이 과분함이 무게까지도 과분하여 늘 고통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나는 늘 여행을 갈 때 삼각대를 챙기는데 -늘 가져갈지 말지 고민하지만 결국 챙기는 미련함이 날 고통스럽게 하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막상 여행을 다니며 들고 다니기에는 삼각대의 무게가 너무 부담스러운 것이다. 


 참고로 내 삼각대는 맨프로토의 190XPROB. 이탈리아 감성이 뿜어져 나오신다. 게다가 볼헤드는 322RC2 라는 녀석이니, 세팅적으로는 더할 나위가 없다. 


 이게 내 볼헤드의 사진. 조이스틱 처럼 생겼고, 실제로 그렇게 움직인다. 자유도도 상당해서 플레이트를 조이스틱의 어디에나 맘대로 설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다. 나와 평생 함께할 친구다, 이놈은.


자...그럼 외도를 누구와 하고 싶냐..라는 건데, 일단 후보군은 대강 잡아뒀다. 참고로 제품명을 클릭하면 다나와 링크로 날아가도록 해놨다. 누가 편하라고? 내가 편하라고.






1) 맨프로토 비프리 (MKBFRA4-BH befree: 17만원선



뭐어, 소개영상은 이렇다는 거고, 장점은 맨프로토라는 점이다. 쓸만한 녀석임에 틀림없다는 점이지. 그리고 가장 예쁘게 생겼다. 이탈리아 감성이 역시 아름다운 것인가. 아아. 예쁘도다, 비프리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스펙은 다음과 같다. 


일단 중요한 점은 접었을때 40cm, 최대높이가 144cm, 무게가 1.4kg 이라는 것이다. 이 세가지가 내가 이번에 삼각대를 보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 되겠다. 


비프리가 단점이 있다면, 헤드가 분리가 되긴 하지만, 기본헤드가 충실하기 때문에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헤드를 딱히 활용할 방법이 안보인다는 점? 그리고 좀 무겁다. 






2) 시루이 T-2005X TRIPOD (헤드별매) : 15만원선



 중국의 짓조라고 불리는 시루이다. 헤드 별매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는 322rc2 볼헤드를 사용할 생각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헤드, 엄청 무거워서 헤드만으로 700g은 나가는거 같지만..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헤드이기 때문에, 포기하기 힘들다. 


 이녀석은 3단인 비프리와 다르게 무려 다리가 4단이다. 피고 접는 것도 일이겠구만. 그리고 클립 방식이 아니라 돌려서 다리를 잠그는 방식인 것도 내게 있어서는 감점요인이다. 난 그냥 그게 싫더라. 왠지 못미덥고. 

 그 외에 스펙은 괜찮은 편이다.트래블러 식이므로 역으로 접었을 때 38cm, 최대 높이 144cm, 무게 1.5kg 이니, 비프리와 비교해보면 2센티 짧으면서 높이는 같고 무게는 100그램 무겁다. 


 단점과 장점이 묘하게 균형을 이루는 군. 싸기야 2005x가 싸지만, 비프리만큼 예쁘진 않다.






3) 시루이 T-025X (C-10X 헤드포함) : 19만원선


 가장 비싼 녀석 등판! 동시에 유일한 카본 삼각대이자, 0.6kg, 즉 600g 이라는 무시무시한 수치를 가진 삼각대입니다. 같이 추가되어오는 C-10X 헤드가 200g이니, 합쳐도 800g입니다. 무게로는 다른 모든 삼각대를 압살하는군요. 삿스가 카본.


뭐, 저렇게까지 가벼우면 오히려 불안합니다만, 게다가 이녀석은 5단 삼각대입니다. 마지막 단은 얼마나 얇은거야?!!?!


 그런데 이녀석은 센터칼럼이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고정형이더군요. 물론 위로는 늘어납니다만. 그럼 자세한 스펙을 보면서 이야기 해보죠.


 최대 높이는 130.5cm 정도로 다른 두 삼각대보다 14센티 정도 짧은 편이군요, 접었을 때에는 30cm로 가장 미니미니하구요. 무게는 충격적인 0.7kg. 단점은 최대 높이가 짧다는 점과 가장 비싼 가격, 많은 다리 단수와 다리 고정 방식, 결정적으로는 제가 사고 싶지도 않은 시루이의 볼헤드를 강매해야 한다는 점이 화나는 군요. 볼헤드 가격만 빼도 괜찮을 텐데. 


 마지막으로 표에 지금껏 이야기 한 것들을 써놓으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음... 저도 과연 뭐가 가장 좋은 선택일지 생각해 봐야겠어요.




 표에 정리한 뒤, 단점에는 붉은색으로 색을 넣어 소거법으로 결정해볼까요?


 

 무게

 최대 높이

 접은 길이

 다리 단수

 다리고정방식

 볼헤드 유무

 가격

  소재

 맨프로토 비프리

 1.4kg

 144cm

 40cm

 3단

 클립

 yes

 17만원

 알루미늄

 시루이

T-2005X

 1.5kg

 144cm

 38cm

 4단

 회전

 no

 15만원

 알루미늄

 시루이

 T-025X 

 0.7kg

 130.5cm

 30cm

 5단

 회전

 yes

 19만원

 카본



 소재의 경우에는 딱히 카본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도 아닌지라 -카본은 막 다루다가 어디 찍혀서 크랙나면 버려야됩니다. 삼각대를 상전으로 모시는건 멍청한 짓이에요. 게다가 삼각대라는 물건은 전장의 선두에서 활약하는 물건인데, 그러면 안돼죠. 카본을 붉게 칠하려다가, 안칠해도 되길래 그냥 뒀습니다.


 의외로 가장 비싼 삼각대인 시루이 T-025X 가 5개의 붉은 색으로 탈락했고, 비프리와 T-2005X이 살아남았네요. 으하하 이거 하다보니 즐겁네요 서바이벌 삼각대! 과연 우승자는 누가 될것인가! 


다시 비프리와 T-2005X의 스펙시트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겠습니다!!


오오, 다른 스펙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시루이의 스펙이 압도적인걸요? 

그런데 제게 필요한 스펙은 딱히 아니라는 문제점이 있네요. 저는 최소 높이나 -특히 따로 숏칼럼을 장착한다던가 하는 행위를 상당히 귀찮아 합니다.- 마이크로 포서드 시스템을 쓰는이상 최대 지지하중이 엄청 높을 필요도 없거든요. 그리고 볼헤드가 12kg을 견디는 거면 믿겠는데, 트래블러 삼각대가 12kg를 버틴다는 거는 대단하네요. 믿기지가 않습니다. 


크윽..비프리를 사고 싶어서 지금까지 변명을 늘어놓은 브렌쏭이었습니다. 살 돈도 없으면서 기만행위까지 하다니..죄송합니다..


오늘 서바이벌의 승자는 시루이의 T-2005X 이 되겠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저는 시루이에게서 아무것도 못받았고 앞으로도 못받겠지만, 하여튼 축하드립니다. 





쳇, 돈 많이 벌어서 비프리 카본 살꺼다 카본. 그리고 막 굴릴거야 막

Comments